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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랑 기생충을 보고왔다.
상류층과 하류층의 이야기.
상류층의 올라가는 계단과 하류층의 내려가는 계단.
상류층의 성공하는 계획과 하류층의 실패하는 계획.
상류층의 착한 마음과 하류층의 그렇지 못한 마음.
비가 오는 날 영화 감상 후, 집으로 돌아왔다.
영화에 대한 후기를 몇 개 읽었다.
감독의 특색이 잘 묻어난다는 얘기들
여러 숨은 의미들에 대한 얘기들
포스터의 의미와 극중 작명의 의미까지 많은 해석들이 있었다.
자신의 모습이 생각나서 울컥했다는 글도 보았다.
영화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 블로그들.
하류층은 결국 하류층이라는 영화의 내용을 웃으며 분석하고,
무계획과 게으름과 스스로의 현실에 대해 웃으며 반성한다.
많은 웃는 댓글들와 웃으며 소통한다.
최고의 영화, 칸 영화제 수상 영화 시청에 대한 뿌듯함을 웃으며 적는다.
영화를 볼 때마다 무언가를 반성하고 블로그에 후기를 적고
자신을 돌아보며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만
그들은 얼마 뒤 다른 영화를 보고 항상 같은 습관을 반복할 뿐.
극중에는 기생충들도 가족끼리 사랑하고, 응원하고, 화목하고, 기생충들의 시간을 즐긴다.
봉준호는 과연
반지하에 살고있는 기생충들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영화에 나오는 돌덩이와 같은 무언가에 얽메이고, 무언가를 버리지 못하고,
잘못된 것을 믿고사는 기생충들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상류층과 만날 기회조차 없어서 스스로가 기생충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돌로 기우를 찍어 죽인 극중의 장면처럼,
현실 세계의 기생충들의 머리를 돌로 찍어서라도
스스로가 기생충임을 깨닫길 바랬을까.
취업 준비를 하며 살고있는 원룸에 돌아온 나.
나는 영화를 보며 어떤 대상에 공감을 했어야 할까.
오늘의 나는 계단의 어느 지점일까.
나에게는 어떤 냄새가 날까.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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